Make - 이야기 2023. 11. 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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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언제나 나의 마음을 갈가리 찢은 너
사랑을 주기는 커녕, 욕만 해대던 너
칭찬 받고 싶었어, 듬뿍
그런데, 
돌아온건 언제나 비난뿐이었지

나는 오늘 이날을 기다려왔어
너에게 복수할 날을 말이야

한달 전,
나는 조심스럽게, 직접 싼 똥을, 검은 비닐봉지 속에 넣어두었지
네가 눈치채지 못하게, 입구를 꽁꽁막아 장롱속에 숨겨두었어
우리가 늘 같이 자는 방의
그 이불이 든 장롱말이야

너는 이불에서
구린 냄새가 난다며, 나를 비난했지
그때 너의 그 표정을, 나는 절대로 잊지못할꺼야
나를 향한 비난이 가득찬 그 얼굴!
내 마음은 또 다시 찢겨나갔어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처럼 둘러댔어
청국장 냄새일 꺼라고...
니가 즐겨먹던 그 청국장말이야

나는 청국장이 싫었어
그 냄새는 정말 익숙해지지가 않아!
하지만, 너는 항상 그것을 요구했어
이쁜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게 청국장을 좋아하지
그 구리구리하고, 시큼하고, 아주 오래 묵은듯한 그 냄새 말이야

오늘, 그것(검은 봉지)을 열었어,
그 냄새라니! 그 흐물흐물한 질감이라니!
아아, 그것이 내 기억속에서 사라질날이 올까

그러나,

나는 기쁨으로 차올랐어

그것으로 복수할것을 생각을 하니, 점점 흥분되었어

오늘은
니가 좋아하는 청국장을 끓일꺼야,

 

 

 

......

 

 

 

 

 

 

 

 

 

진한 고기 육수를 만들었어. 파, 양파, 호박을 채썰어 넣었어.
니가 좋아하는 단단한 시골두부도 사 두었어.
도마에서 반듯하게 칼질해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청국장솥에 넣었지
물론 이게 다는 아니야,
오늘은 스페셜한 양념이 들어갈꺼야
내가 한달전부터 준비해둔 그 양념말이야.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구수한 청국장에...

 

그것을


한스푼
또 한스푼
또 한스푼

'으흠~'

맛은 보지않을게
그것은 너의 몫이니까

자!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청국장이 완성되었어!
이제 나는 그것을 들고, 너에게로 가고있어

'오늘은 그대가 좋아하는 맛있는 청국장입니다~'
입가에 큰 함박 웃음으로, 말했어

나를 볼때면, 늘 찌뿌린 얼굴의,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는 그 표정이,
오늘만큼은 좋아하는 청국장을 먹게되어서 기분이 좋은지,
약간은 웃고있는것 같아

 

'찌르르~'

왠지모를 짜릿함이 내 등골을 타고 흐르고 있어

'자아~'
입을 벌려봐,
너의 그 예쁜 입술을 열고, 
오늘의 이 스폐셜 청국장을 마음껏 맛봐줘!

 

식탁 중앙에 놓여진,

'보글보글' 끓고있는 청국장


너는 미간을 찌부렸어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빨간 립스틱이 발라진 요염한 입술이 살짝 벌어졌어


도발적으로 반짝이는 빨간손톱의 하얗고 긴 손가락이, 숟가락을 들고있어

 

너의 시선은 식탁 중앙의 청국장에 빨려들어가고,

너의 숟가락은 그곳을 향하고 있어

 

'오... 옳지!'

 

너의 숟가락이 닿았어!

 

집중의 시간이야

 


자~~~

 

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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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K ddd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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